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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ict Special

원유에서 기초원료까지… 중동 산유국들의 변신과 대왕고래의 미래

작성자  조회수1,386 등록일2024-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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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에서 기초원료까지…

중동 산유국들의 변신과 대왕고래의 미래

 

 

 

 

 

2024년도 어느새 상반기를 지나 하반기가 한창입니다.

지난 6개월간 우리를 웃고 울린 다양한 뉴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키워드라면

단연 ‘동해 대왕고래’를 꼽아야 할 것 같습니다.

포항 앞바다에 최대 140억 배럴 규모의 가스전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소식이

고물가와 불경기에 시름하던 국민들의 마음에 가뭄 속 단비 같은 큰 희망이 되었는데요.

오는 11월 본격화되는 시추탐사 소식에 각계의 기대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미래의 산유국 대한민국의 경쟁력을 더욱 드높이기 위한 연구개발의 필요성도 점증하고 있습니다.

 

 


 

 

Chapter 01

중동 산유국의 비밀병기

 

 

현재 세계 최대의 석유 매장지 중 한 곳인 중동 국가들에서는 원유의 고부가가치화를 위한 움직임이 사막의 모래바람만큼이나 거세게 일고 있습니다. 바로 꿈의 공장으로 불리는 정유·석유화학 통합 콤플렉스 ‘COTC’ 건설공사가 한창인 것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등지에 동시다발적으로 지어지고 있는 COTC만 총 8곳으로 투자금액이 무려 910억 달러(한화 약 123조)에 이른다고 합니다. 도대체 COTC가 무엇이기에 가만히 있어도 오일 달러가 쏟아져 들어오는 중동 국가들이 사활을 걸고 매달리는 것일까요?

 

 

 

 

 

 

사우디아라비아 와싯 가스플랜트 (사진=아람코)

 

 

기존의 석유화학산업에서는 산유국에서 길어 올린 원유를 정유시설로 옮겨 휘발유, 경유, 등유 등으로 정제하고 나프타를 이용해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과 프로필렌 등의 기초원료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반면 COTC(Crude Oil To Chemical)는 이런 중간 과정 없이 원유에서 곧바로 모든 석유화학제품을 일괄생산 하는 시스템입니다. COTC의 또 다른 장점은 기초유분의 생산 비율이 기존 석유화학 공정(8~10%)보다 월등히 높은 50~80%에 이른다는 것입니다. COTC 기술은 산유국들에게는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기술 솔루션입니다. 게다가 대규모 석유화학 산업단지를 보유한 나라들로 원유를 실어 보낼 필요가 없으니 운송료, 관세 절감은 물론 한국, 일본, 미국 등의 석유화학 강국이 올려온 고수익의 중간마진까지 온전히 독식할 수 있게 됩니다.

 

 

(자료=한국석유화학협회)

 

 

중동 국가들은 그간 오랜 세월 산유국의 지위에만 만족해 왔습니다. 원유만 팔아도 거대한 수입을 올리는 만큼 굳이 고도의 기술과 장치가 필요한 석유화학산업까지 넘볼 필요를 느끼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기후변화로 세계 각국의 탄소중립 정책이 강화되고 화석연료의 미래가 어두워지자 두둑한 지갑을 바탕으로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적극 나서게 됩니다. 사막 한 가운데 대도시를 건설해 국제적인 금융·관광·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메카로 육성하고, 우주항공과 바이오 등의 첨단 과학기술에도 돈을 아끼지 않았지요. 그리고 기존의 석유산업 헤게모니를 놓치지 않기 위한 구조조정에도 박차를 가한 끝에 결국 COTC라는 강력한 구원투수를 등판시키기에 이른 것인데요.

 


Chapter 02

산유국 꿈에 더 큰 날개를

 

 

 

 

중동국가들이 짓고 있는 COTC는 이미 한 곳에서 일부 가동이 시작된 데 이어 2027년에는 8개의 시설이 모두 풀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합니다. 안 그래도 중국의 저가공세에 신음해 온 국내 석유화학업계는 또 다른 생태 파괴종의 등장에 잔뜩 긴장하고 있습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현재 건설 중인 중동의 COTC들이 완전 가동되면 에틸렌 생산단가가 한국의 3분의 1 수준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예상되는 생산량도 우리 석유화학 기업 모두를 합친 것보다 많습니다.

 

 

(자료=한국수출입은행)

 

 

세계 석유화학산업의 판도는 흔히 생각하듯 원유의 매장량이나 수출량이 아니라 다양한 석유화학제품의 원료인 기초유분의 생산능력에 따라 좌우되어 왔습니다.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우리나라가 글로벌 빅4로 발전한 것은 석유화학산업 고부가가치화에 필수적인 공정 설계와 대규모 복합장치 개발에 관심과 투자를 게을리해오지 않은 덕분입니다. 화학연 역시 1976년 연구소 출범 이래 끊임없는 연구개발을 통해 대한민국 석유화학산업의 혁신에 큰 힘을 보태왔는데요.

 

고도의 핵심기술로 글로벌 석유화학산업을 선도해 온 우리나라가 향후 산유국의 지위까지 함께 갖게 된다면 명실상부 글로벌 석유화학산업의 지형을 완전히 뒤바꾸는 새로운 게임체인저에 등극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게 됩니다. 대한민국이 더 이상 전 세계 에너지 패권 경쟁의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될 수 있는 것이지요. 이런 꿈같은 미래의 현실화를 위해서는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성공뿐만 아니라 원유부터 기초원료에 이르는 석유화학 핵심기술의 전주기적인 혁신에도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할 때인데요. 국내 석유화학 산업의 위기탈출을 넘어 인류의 기후변화 해결까지 염두에 둔 친환경 화학공정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화학연의 노력이 대한민국의 원대한 미래에 더 큰 날개를 달 수 있는 또 다른 석유화학산업 혁신의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