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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ict Special

글로벌 공급망 위기 게임의 룰을 바꿔라

작성자하이브파트너스  조회수1,915 등록일2022-01-28
KRICT_193_나르샤2.jpg [318.2 KB]

KRICT 나르샤 II

* 나르샤는 ‘날아오르다’라는 뜻의 순우리말입니다.

 

글로벌 공급망 위기

게임의 룰을 바꿔라

 

불화수소부터 요소수까지 최근 2년 새 연거푸 발생하고 있는

화학소재 공급망 위기는 구조적으로 취약했던 관련

 

 

산업 생태계의 경쟁력 강화와 함께 연구개발 역량의

내재화 필요성을 거듭 재확인하게 하고 있습니다.

 

 

위기를 기회로

비요소수 기술의 엔진평가를 수행 중인 환경자원센터 환경 촉매 연구진

(좌부터 김영진 선임연구원, 이동륜 인턴연구원, 이병진 박사후연구원).

세계 각국의 기술패권 경쟁과 탄소중립 의무 등의 글로벌 이슈들이 대한민국 국가경제의 기초동력인 화학소재의 수급 불확실성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수입선 다변화를 통한 리스크 분산과 더불어 ‘대체기술’의 개발이 반복되는 공급망 위기의 근본 대책이 될 것이라는 게 대다수 전문가와 주요 언론들의 공통적인 분석입니다. 이 가운데 특히 대체기술의 개발은 주요자원의 전략자산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국제정세 속에서 자

구책 이상의 새로운 기회요소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이번 요소수 사태의 와중에서 각종 언론을 통해 언급된 화학연의 ‘비요소수 기술’이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화학공정연구본부 환경자원연구센터(센터장 허일정) 환경촉매 연구팀이 개발 중인 이 기술은 요소가 아닌 탄화수소를 환원제로 사용하여 질소산화물을 저감하는 방식입니다. 탄화수소는 차량의 연료인 경유에서 바로 공급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요소수 기반 질소산화물저감장치(SCR)와 같이 운전자가 별도로 요소수를 보충해야 하는 불편함이 사라지고, 운전자는 단순히 연료만 채우면 됩니다. 또한, 요소수 SCR 장치에 비하여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에, 성능을 개선할 수 있다면 보다 많은 차량에 장착할 수 있고 이에 따른 환경개선 효과를 불러올 수 있습니다. 화학연이 이렇게 요소수 대란의 한복판에서 유력한 대체 기술을 선보일 수 있었던 것은 한 발 앞선 준비 덕분입니다. 허일정 센터장은 “관련 연구팀이 이미 2015년에 일찌감치 요소수 사용 SCR의 장단점을 간파하고 발생 가능한 상황들에 대해 시나리오를 준비한 바 있다”고 전합니다. 연구팀이 예상한 기존 SCR의 문제는 모두 3가지. 불량 요소수를 사용해 장치성능이 저하되는 경우, 요소수가 제때 보충이 되지 않은 경우, 또 하나는 요소수 비용을 아끼기 위한 불법개조의 가능성 등입니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화학연 주요사업을 기반으로 외부에서 별도로 환원제를 주입하지 않고 사용자의 개입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3년 후인 2018년 정부의 임무형 연구개발 사업에 선정되며 환경자원연구센터 환경촉매 연구팀의 SCR 대체기술 연구는 더 큰 탄력을 받게 되지요. 현재 연구팀의 비요소수 기술은 실제로 차량용 엔진에 대체 촉매제를 적용해보는 엔진평가 절차를 앞두고 있습니다. 7년 이상의 끈질긴 연구개발 끝에 마침내 최종목표인 촉매 성능 원천기술 확보에 한 걸음 더 다가서고 있는 것이지요. 하지만 현재 탄화수소를 활용하는 비요소수 탈질기술은 요소수를 사용하는 SCR 기술에 비하여 성능이 낮기 때문에 성능개선을 위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한 실정입니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자체적으로 확보한 연료 유래 질소산화물 저감기술 중 탄화수소보다 한 차원 더 향상된 기술로 평가받는 부분산화탄화수소·일산화탄소·수소 사용 저감 기술과 전기 및 차세대 소재를 활용하는 보다 진보된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핵심기술 개발부터 맞춤형 지원까지

자동차 촉매제(요소수) 사전검사업무 수행중인 화학분석센터 연구진

(좌 이은옥 연구원, 우 송영철 선임연구원).

구원).

약 2개월 간 계속된 요소수 품귀사태는 국내 관련 산업 생태계의 또 다른 약한 고리를 확인하게 했습니다. 물류대란을 막기 위해 동남아 등지에서 급하게 들여온 자동차 촉매제(요소수) 완제품의 수입·유통 과정에서 검사 의뢰가 폭주하며 심각한 병목현상이 발생한 것입니다. 해외에서 구매하는 요소수는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라 제조·수입 전에 지정검사기관에서 제조기준의 적합여부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검사기관에서는 요소 함량이 기준(최소 31.8%, 최대 33.2%)에 적합한지를 비롯해 요소수 밀도와 불순물의 농도 등을 확인하는데요. 국내에서 이런 검사가 가능한 곳은 국립환경과학원 교통환경연구소와 한국석유관리원 단 2곳에 불과했습니다. 검사기간을 4분의 1로 대폭 단축하고 국제인증을 받은 요소수 완제품에 대해 한시적인 검사 면제 등이 추진되었지만 역부족인 상황이 지속되며 검사기관 신설을 요구하는 산업계의 목소리는 계속해서 높아졌습니다.

 

이에 따라 국립환경과학원은 2021년 12월 한국화학연구원을 요소수 제조기준 적합여부 검사시험기관으로 신규 지정하게 되었습니다. 요소수 검사 업무를 수행하게 된 화학연 화학분석센터(센터장 노예철)는 즉시 검사시험에 필요한 시약 및 소모품을 확보하고 검사 업무에 돌입하며 국내 요소수 공급의 숨통을 틔우는 데 적잖은 기여를 하게 되었는데요.

 

화학 분야 유일의 정부출연연구기관인 화학연은 그간 국가 화학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방면에서 많은 활약을 해왔습니다. 그 가운데서도 특히 화학연 화학분석센터는 연구소와 대학,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화학분석정보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제공하는 데 힘써왔는데요. 화학분석센터는 현재 60여 종의 첨단분석장비와 전문분석기술을 바탕으로 화학물질 구조, 성분, 배열, 성분의 함량, 혼합물의 분리, 물성 시험, 특성 시험 등 연간 약 3만 5천 건의 화학분석 기술지원 업무를 수행하며 국내 산·학·연 전반의 분석역량 향상에 지대한 공헌을 하고 있습니다.

 

이에 힘입어 화학연 화학분석센터는 2016년 정부로부터 국가연구장비 공동활용센터로 지정된 데 이어 2019년 다시 핵심연구지원센터(Core-Facility)로도 선정된 바 있는데요. 이번 신규 요소수 검사시험기관 지정으로 고유의 탁월한 분석역량과 함께 국가·사회적 문제 해결에 대한 높은 기여도를 다시 한 번 인정받게 되었습니다.